폴 오스터 "내 책 디자인 잡탕"
폴 오스터 "내 책 디자인 잡탕"
  • 박세리 기자
  • 승인 2013.01.16 18: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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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출간 이면의 좌충우돌 이야기

[북데일리] 책 한권이 만들어지기까지 수많은 사람들의 수고로운 손길이 필요하다. 대표적으로 저자, 편집자, 디자이너, 아트 디렉터, 일러스트레이터 등 나열하지만 끝도 없다. <좌충우돌 펭귄의 북 디자인 이야기>(미메시스.2012)은 책을 만들기 위해 수고했던 이들의 에피소드가 즐비하다.

책의 저자는 아트 디렉터라는 직함을 가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저자와 북 디자이너 사이에 끼어 곤란한 상황을 해결하는 임무 등 여러 임프린트 디자인 업무를 도맡고 있다고 말 할 수 있다.

책에 따르면 이 책은 저자들과 디자이너들이 자신의 속마음을 솔직히 털어놓으며 서로를 이해하기 위한 대화의 장으로서 기획됐다. 얼마나 솔직히 그리고 얼마나 다양한 이야기가 실렸을지 자못 궁금해진다.

수많은 저자들의 북디자인 가운데 우리가 잘 알고 있는 폴 오스터의 이야기가 눈에 띄었다. 그는 자신의 책 디자인을 단박에 마음에 들어 했을까? 책에 따르면 오스터의 솔직함 심경은 이랬다.

“1980년대 중반부터 1990년대 후반까지 나는 펭귄에서 모두 10권의 책을 펴냈다. 그 커버 디자인들에 대해서는 약간 뒤섞인 감정을 지니고 있다. 어떤 것은 성공작이었지만 어떤 것은 실패작이었으며, 전반적으로 잡탕 같은 느낌이었다.” -38쪽

베스트셀러 작가라는 명성은 이미 ‘까다로울 것이다’라는 선입견이 덧입혀지기도 한다. 폴 오스터의 위와 같은 불만은 후일 괜찮은 편집자가 그럴싸한 커버를 제시했을 때 비로소 사라졌다. 그렇다면 같은 책 디자인을 놓고 작가와 디자이너 사이에 공방전을 없었을까? 답은 당연히 있다. 의견 조율이 되지 않은 저자들의 심경을 살펴보자니 얼마나 절실했는지 느껴질 정도다.

“우리는 말했다. 그래도 이 커버는 완전히 잘못된 것이라고 말이다. 출판사에서 말했다. 자기네 영업부 직원들에게 보여 주었더니 이거야말로 대단한 커버라고 입을 모았다는 것이다. 워낙 뛰어나기 때문에 펭귄에서도 가장 놀라운 커버의 책으로 손꼽힐 것이라고 말이다. 멍청한 놈의 출판사 직원들 같으니”-25쪽

그런가 하면 디자이너들의 고충도 만만치 않다. 몇 가지 대목을 추려보자면 이렇다.

‘시인의 친구인 한 일러스트레이터가 자기 그림을 커버에 쓰면 어떠냐고 제안하더라는 것이었다. 아이고, 또 시작이군. 또 하나의 아마추어를 어떻게 거절해야 하나 싶었다.’, ‘저자 한 사람을 만족시키는 것도 때로는 힘든 일이게 마련이었지만, 두 명 이상의 결정권자를 만족시키는 것은 정말이지 상당한 난관이 아닐 수 없었다.’ -292쪽, 204쪽

책은 이처럼 저자와 디자이너들의 솔직한 심경이 교차되어 실려 있다. 출판에 관심 있는 사람들과 책에 관심이 많은 독자들에게 책에 관련한 정보와 즐거움을 담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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