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해롭다' 유언비어 퍼뜨려 억만장자 된 시리얼 대부 ‘포스트’
'커피 해롭다' 유언비어 퍼뜨려 억만장자 된 시리얼 대부 ‘포스트’
  • 박세리 기자
  • 승인 2018.10.18 16: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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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세계사> 탄베 유키히로 지음 | 윤선해 옮김 | 황소자리

 

[화이트페이퍼=박세리 기자] "커피가 몸에 좋다더라" "나쁘다더라" 같은 이른바 ‘카더라 통신’이 전해질 때마다 커피 효용에 대한 온도차가 크다. 그런데 커피가 해롭다며 대대적인 유언비어를 퍼뜨려 억만장자가 된 사람이 있다. 바로 시리얼의 대부 C. W. 포스트다.

그는 원래 잘 나가는 비즈니스맨이었다. 과도한 업무로 신경쇠약에 걸려 켈로그 박사의 요양소에서 치료를 받았다. 당시 켈로그 박사는 시리얼과 야채 중심의 식이요법으로 만병을 고칠 수 있다며 환자들에게 곡물 시리얼을 제공하는 극단적인 식이요법을 실천하던 사람이다.

포스트는 켈로그 박사의 식이요법으로 큰 효과를 보지 못했지만, 켈로그 박사의 요양소에서 훔쳐보았던 시리얼 제조법으로 포스텀 시리얼을 설립했다. 이때 자사 제품을 판매하기 위해 ‘커피와 카페인은 신경증의 원인’이라는 네거티브 캠페인을 벌였다.

19세기 말 미국 사회에서는 중상모략형 광고가 난무했다. 경쟁 회사 제품을 비난해 자사 제품 판매를 촉진하는 방법이다. 라이벌 사의 커피를 더러운 오크통에 담고 그 옆에서 ‘우리 아이의 사인을 알게 되었어’라 외치는 여성을 그린 전단을 뿌리는 회사도 있었다. 포스트가 선전한 커피 해악설은 사회현상으로 번졌고 포스텀은 날개 돋친 듯 팔렸다. 커피와 건강을 소재로 역사상 가장 많은 돈을 벌어들여 억만장자가 됐다. <커피 세계사>(황소자리.2018)가 소개한 내용이다.

책은 커피 해악설은 당시로는 아무런 의학적 근거가 없었지만 사람들 뇌리에는 상식처럼 자리 잡았고 근래까지 이어졌다고 전한다. 더 흥미로운 대목은 커피 해악설을 퍼뜨린 포스텀 기업이 지금은 커피도 팔며 수익을 낸다는 점이다. 1928년 미국에서 가장 큰 커피회사를 매수해 커피 사업을 시작했고 제너럴푸드로 개명하고 그 후 크래프트 사 등과 합병 및 매수를 반복해 현재는 세계 3위 식품회사인 몬델레즈로 이어지고 있다.

이 밖에 커피와 관련한 여러 흥미로운 사건을 예멘과 에티오피아, 유럽과 아메리카의 역사와 함께 전한다. 전작 <커피 과학>(2017)이 커피의 ‘맛’과 ‘향’이 어디에서 오는지 과학적으로 살폈다면 이번 신작은 커피의 역사에 좀 더 치중했다고 볼 수 있겠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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