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북이십일 김진철상무 마법천자문의 힘
(주)북이십일 김진철상무 마법천자문의 힘
  • 북데일리
  • 승인 2006.01.12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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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S 뒷담화]⑨<마법천자문> (주)북이십일 김진철 상무

아이들에게 <마법천자문> 시리즈의 신간을 기다리는 시간은 `고통`에 가까웠다. 각종 온라인 사이트에 “마법천자문 10권 언제 나오나요”라는 질문이 쏟아졌고 급기야 출간된 지 한 달 만에 교보문고 베스트셀러 종합 1위에 올라 모두를 놀라게 했다.

파주출판단지에 위치한 (주)북이십일의 교육사업본부인 ‘아울북’은 <마법천자문>10권을 2년간 만들어 내면서 400만부라는 놀라운 판매부수를 기록했다. 인터뷰가 진행되던 날 시내 대형서점 아동서적코너에 들러서야 마법천자문의 열기가 과장이 아님을 확인 할 수 있었다. 샘플북을 볼 수 없을 정도로, 진열돼 있던 마법천자문은 모조리 아이들의 손에 들려있었다. 어른도 읽기 어려운 한자의 세계에 아이들을 초대한 <마법천자문>. 출판 기획을 맡은 김진철 상무(49)와 함께 신비한 <마법천자문>의 세계를 풀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기자) 출판일을 한 지 얼마나 되셨습니까.

김상무) (웃음)그 질문을 받으니까 얼마 전 ‘내가 20살이라면’이라는 잡지 기사를 읽은 기억이 나네요. 한 것도 없는데 벌써 나이 50이라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조금 억울한 마음도 듭니다. 결혼도 늦게 해 지금 첫애가 11살, 둘째애가 9살, 셋째가 6살입니다. 마법천자문은 3년 전에 기획됐는데 마침 우리 아이들 나이 또래가 주 고객층이라 도움이 많이 됐습니다. 아이들의 세계를 쉽게 이해할 수 있었죠. 바로 눈앞에서 아이들의 세계를 볼 수 있었으니까요. 실제로 우리 막내는 5살 후반부터는 마법천자문을 혼자 떼고 있습니다.

출판일은 82년부터 3년, 94년부터 3년, 2002년말부터 올해까지 대략 10년 정도. 중간 중간에는 다른 일도 했습니다. 학생운동으로 옥살이도 해봤고 오퍼, 개인사업, 인터넷 쇼핑몰, 수출, 잡지 일까지 다양하게 경험해봤습니다. 그래도 결국 내가 돌아올 곳은 콘텐츠 기획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기자) 다양한 분야의 경험이 출판기획자의 자리에 서게 한거네요.

김상무) 저는 제 일이 출판기획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혹자는 ‘컨텐츠 크리에이터’라고 하던데 아직 그 수준까지 부족하다면 ‘컨텐츠 기획’이라는 표현이 더 적합할 듯싶습니다. 특히 마법천자문을 예로 든다면 만화책을 기획했다기보다는 또다른 종류의 새로운 놀이학습 패턴을 만들었다고 봐주었으면 합니다.

기자) 아울북은 어떤 브랜드입니까.

김상무) 2003년 말 마법천자문을 출간하면서 아울북이 출발했습니다. (주)북이십일의 에듀테인먼트 교육사업부로 지혜를 의미하는 올빼미라는 존재를 이용해 아울북이라는 이름을 지었죠.

기자) 마법천자문의 기획 과정에 대해 알고 싶습니다.

김상무) 당시 기획팀이 있었습니다. 한자학습만화를 만들기 위해 고민을 하고 있었는데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가, ‘뭐가 이렇게 복잡하지. 단순한 뭐가 있을 텐데...’라는 생각을 하는 과정에서 ‘마법한자’라는 컨셉을 찾아냈었죠. 그 후로 모두가 흔들림 없는 자신감으로 일을 추진했습니다. 만화는 첫 작품이었는데 성과가 좋았으니 운도 따라주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기획 실무를 맡은 기획팀이 고생이 많았습니다. 만화가의 수고 역시 말로 다 할 수 없습니다. 돌이켜보면 세상에는 공짜가 없다는 말이 실감납니다. 모두가 한 마음으로 많은 고비를 넘겨왔습니다.

기자) 출간시 기대했던 판매부수는 어느 정도였습니까.

김상무) 최소한 5만부를 넘으면 그 다음은 10만부는 되지 않을까라고 추측했습니다. (웃음)사실 우리의 야심은 2~3만부가 아닌 5만부였습니다. 5만부를 넘느냐 못 넘느냐가 베스트셀러 여부를 결정하는데 처음부터 5만부를 기본으로 생각했었죠. 그런데 출간 후 2주간은 하루에 10여부 밖에 나가지 않아 실의에 빠지기도 했습니다. 이때 한자카드가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기자) 판매부수의 변화조짐은 언제부터였나요

김상무) 직원들이 카드를 들고 초등학교 앞에서 직접 배포했습니다. 샘플북도 함께 배포했구요. 언론사를 통해 특이하고 기발한 컨셉의 학습만화가 있다고 홍보하면서 서서히 판매부수가 올라가기 시작했습니다. 결과적으로 10권이 2년에 400만부, 권당 40만부 판매라는 놀라운 쾌거를 이루었습니다.

기자) 마법천자문의 가장 큰 매력은 무엇입니까.

김상무) 공부한다는 부담 없이 성취감을 느끼게 해준다는 점입니다. 아이들은 `공부` 하면 지겨움부터 느낍니다. 그러나 마법천자문은 이를 놀이로 풀어 한자에 대한 공포나 불안을 없앴고 자신감을 심어줬습니다. 한자를 알게 되면 세상을 볼 수 있는 힘도 생깁니다. 또한 엄마들의 소위`귀차니즘`을 해소해주는데 적합한 책이기도 합니다. 아이들에게 주면 스스로 보고 놀면서 한자를 터득하게 됩니다. 다른 공부는 진도관리를 해줘야 하지만 마법천자문은 아이들이 주체적으로 하게 되어있습니다. 즉, 학습의 패러다임, 문화를 바꾼 것이죠. 이것이 가장 큰 힘이고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자) 특별한 마케팅 기획 노하우가 있다면.

김상무) 직접 배포한 것도 요인 중 하나겠지만 제품의 메커니즘이 아이들의 기호에 맞았다고 생각합니다. 당시 카드도 유행하던 시기였고, 따라서 한자카드 자체가 아이들에게 신선하게 다가간 것이죠. 또한 서울, 경기 등 수도권에 많은 카드를 배포한 것이 초기 관심을 불러일으키는데 주요했고, 무엇보다 가장 큰 성공노하우는 엄마들의 시간부담을 덜어줌과 동시에 아이들에게 큰 자신감을 줬다는 점일 것입니다.

기자) 출판과정에서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많으실텐데..

김상무) (웃음)만화가하고 참 많이 싸웠습니다. 물론 서로 잘 만들자는 뜻이었는데 기다리는 과정이 힘들었던 거죠. 출간일이 늦어지면 독자들이 지칠 수도 있다는 사실 때문에 마음고생을 했습니다. 보통의 학습만화보다 어려운 마법의 아이디어, 마법부리기 좋은 단어들을 찾아내는 작업 때문에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또, 마법천자문 초기에는 몇몇 학부모들이 20자밖에 안되는데 너무 비싼 것 아니냐는 항의를 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20자라는 사실에 대해 문제 삼는 분은 많지 않습니다. 보통 학습지 비용 33,000원에 아이들은 16자를 배우게 되는데 그와 비교한다면 이견을 내기란 힘들죠. 아이가 하루 이틀이면 20자를 외우게 되는 기적의 학습효과라고 생각합니다. 보통 학습만화와 다르기 때문에 한번 작업한 사람이 계속 해야 하는데 성실하게 끝까지 만들어 준 만화가, 그리고 책을 사랑해 주는 아이들과 부모님들에게 새삼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기자) 앞으로의 계획은.

김상무) 아이들의 성장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언어와 사고능력입니다. 이를 키워 줄 수 있는 작품, 아이들에게 오랜 시간 사랑받고 학습의 고통을 덜어줄 수 있는 작품을 만들어 내고 싶습니다. 아울북은 학습도 재미있게 할 수 있다는 사실을 다양한 영역을 통해 증명해 낼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아직은 규모도 작고 시작에 불과하나 계획한 것들을 차근차근 구체적으로 이뤄나갈 생각입니다.

나이 오십이 되서야 무언가 이뤘다고 생각하는 김진철 상무의 겸손함이 있었기에 <마법천자문>은 아이들의 눈높이까지 내려 올 수 있었다. 그는 사랑하는 자녀들을 바라보며 즐거움을 줄 마법을 꿈꿨다. 재미있게 놀면서 공부할 수 있는 컨셉을 발굴해낸 아이디어와 기획력은 국내 학습만화시장에 지각변동을 일으켰다.

<마법천자문>이 아이들에게 준 즐거움과 학습효과를 능가할 아울북의 `또 다른 선전`을 기대해 본다.

[북데일리 김민영 기자] bookworm@p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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