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석 교수 vs 꼬마 엽기과학자 프래니
황우석 교수 vs 꼬마 엽기과학자 프래니
  • 북데일리
  • 승인 2006.01.11 09:3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결국, 황우석 교수의 2004년 논문도 조작이었다는 결론이 내려졌다. 10일 오후 서울대 문화관 중강당서 열린 `황우석 교수팀 줄기세포 논란` 관련 서울대 조사위원회 최종 결과 기자회견에서 정명희 조사위원장은 "황우석 교수팀에는 줄기세포가 없다"고 발표했다. 이어 “핵이식을 통한 배반포 형성에 성공했다는 점은 평가할 수 있으나 이를 줄기세포주로 확립했다는 근거가 전혀 없어 이를 기술로 인정하기 어렵다"고 황교수 팀의 기술에 대해 평가했다.

복제개 `스너피`는 체세포 제공개인 타이의 체세포에서 복제됐다는 사실이 공식 확인됐지만 논문내용과 원천기술에 대한 조작사실을 피해갈 방도는 없다. 황우석 교수를 지지하는 시민들이 원천기술 재연 기회를 요구하는 촛불집회를 여는 등 지지의 목소리도 들리지만 과학자가 지켜야할 소명의식을 저버린 조작행위에 대한 비판은 그가 감당해야 할 몫으로 남았다.

<엽기 과학자 프래니>(언어세상. 2005)의 주인공 프래니는 황우석 교수와는 비교 될 만한 꼬마 과학자다. 프래니는 남다른 취향을 가진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며 친구를 사귀기 위해 스스로를 변화시키려 끊임없이 노력한다. 비록 ‘엽기 과학자’라는 별명을 갖고 있지만 어렵게 사귄 친구를 위해 애써 바꾼 자신의 모습을 되돌려야 하는 결정을 내리기도 하는 결단력을 보이기도 한다.

저학년 아동을 대상으로 한 책은, 그림책과 동화책의 경계를 허물고 자유롭게 이동하는 독특한 형식을 선보인다. 크고 화려한 그림, 유머 넘치는 엽기적인 프래니의 행동은 웃음을 자아내게 만들지만 친구들과 친해지기 위해 벌이는 여러 사건들을 통해 ‘우정’의 참의미와 ‘상상력’을 표현한다.

과학자는 외로운 존재다. 어두운 연구실에 남아 불을 밝히며 연구에 몰입했던 황교수의 집념이 ‘조작’이 아닌 국가와자신, 그리고 동료들을 빛낼 ‘성과’로 남았다면 늘 혼자였던 외로움을 극복한 프래니의 의지처럼 오랜 시간 사람들의 가슴속에 남았을 것이다.

인형이나 꽃 대신 박쥐와 거미를 좋아하고 과학에 거의 ‘미쳐’ 있는 프래니는 소녀지만 어떤 ‘소년’보다 용감한 캐릭터다. 처음 접한 사물에 눈뜨는 아이들의 반응은 다양하다. 그 다양한 반응들을 ‘개성’으로 바라볼 것인지 ‘이상’으로 바라볼 것인지에 대한 고민은 기성세대들에게 주어진 숙제다.

새 학교로 전학 간 프래니가 자신을 달가워하지 않는 친구들 때문에 변신물약을 만들어 평범하고 예쁜 모습으로 변신한다는 내용은 많은 의미를 담고 있다. 개성은 창조의 바탕이 되고, 도약의 원천이 된다는 사실을 쉽게 인정하려 들지 않는 사회의 획일주의를 비판하는 은근한 목소리까지 담은 의미깊은 어린이 책이다.

미국의 인기 작가이자 만화가인 짐 벤튼의 작품으로 인터넷 서점 아마존의 편집자 추천 올해의 책, 미국 어린이 책 센터에서 수여하는 ‘그리폰 상’의 2004년 명예의 책으로 선정됐다.

[북데일리 정미정 기자]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