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와 장마철 `스티븐 킹` 전집 어때요
더위와 장마철 `스티븐 킹` 전집 어때요
  • 북데일리
  • 승인 2005.07.08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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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팬들에게 `기억에 남는 영화`를 물어본다면 어떤 것을 꼽을까. 사람마다 천차 만별이겠지만 `쇼생크 탈출`을 꼽는 이들이 적지 않다.

탈옥을 위해 매일 한 줌 한 줌씩 감옥 벽을 파내는 집념과 그 계획의 번뜩임, 이중 장부를 만들어 교도소장을 한방 먹이는 통쾌한 복수극, 그리고 미녀스타의 브로마이드로 뚫린 벽을 위장하는 재치까지, 영화의 묘미가 전편에 흐른다.

여기에 휴식을 취하는 죄수들의 머리 위로 홀연히 음악이 흐르는 장면과 탈옥 후 하늘을 향해 두 팔을 벌리고 비를 맞는 장면은 자유의 소중함을 일깨워준 명장면으로 영화 팬들 뇌리 속에 각인되어 있다.

공포나 스릴러 물을 좋아하는 영화 팬이라면 기억에 남는 영화로 `캐리`나 `미저리`를 꼽는 사람도 적지 않을 것이다. `캐리`는 올드 영화팬에겐 공포 영화의 원조(?)로 기억되었고, 미저리는 심리물의 백미로 정평나 있다.

그런데 과연 이 영화들의 원작자가 한 사람이라는 사실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을까.

주인공은 바로 미국 독서 시장에서 최고 인기를 누리는 유명 베스트셀러 작가 스티븐 킹이다. 쇼생크 탈출은 그의 책 `사계`에 수록된 중편 소설 `리타 헤이워드의 쇼생크 탈출`이 원작.

스티븐 킹은 위 작품 외에도 `샤이닝`에서 `그린 마일`에 이르기까지 70편 영화의 소스가 되어, 원작이 가장 많이 영화화된 작가로 기네스 세계 기록에 올라 있을 정도다. 작품 주제 역시 호러물부터 스릴러, 휴먼 드라마까지 다양해, 매우 폭넓은 스펙트럼을 가진 작가로 자리잡고 있다.

그의 작품은 소설보다는 영화로 더 잘알려져 있고, 따라서 `읽기의 묘미`에 대한 관심은 소홀한 게 사실이다. 여기엔 베스트셀러라는 대중적 성공이 작품의 질적 완성도를 반드시 의미하지 않는다는 선입견도 한 몫하고 있다.

하지만 그가 "대중 문학과 순수 문학의 경계 점에 서있는 작가"라거나 "진지하고 중후한 주제 의식을 가진 작가", 그리고 "토머스 하디와 T.S, 엘리엇 그리고 세익스피어의 전통을 잇는 작가"라는 평을 받았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이와 관련 스티븐 킹의 주요 작품이 전집으로 출간된 사실은 팬들의 이목을 끌만하다. 도서출판 황금가지가 펴낸 이 전집엔 `캐리`와 `샤이닝`, `돌로레스 클레이본`, `스티븐 킹 단편집`이 들어 있다.

`캐리`는 기독교 광신적 어머니와 천박한 급우들의 따돌림 속에서 극도의 심리적 괴로움을 겪는 백인 소녀의 이야기다. 미국의 비인간적이고 왜곡된 청교도주의적 전통과 타락한 물질주의가 한 소녀를 어떻게 비정상적이고 파괴적으로 만드는가를 극명하게 보여준 사회비판 소설이다.

`샤이닝` 역시 고립되고 단절된 상황이 어떻게 인간을 악하게 변화시키는지를 성찰한 탁월한 작품이다.

특히 광적인 독자의 간담 서늘한 폭력 앞에 놓이게 된 베스트셀러 작가의 위태로운 상황을 뛰어나게 묘사한 `미저리`에 이르면 차원 높은 심리극의 묘미를 만끽할 수 있다. 황금가지는 이번 작품 후속으로 이 `미저리`와 `잇` `스탠드` `그린 마일` `세일럼스 롯`도 곧 선보일 계획이다.

이 같은 스티븐 킹의 작품들은 "공포로 가득 찬 오늘날의 현실 세계를 가장 예리하게 통찰하고 잘 묘사하는 천재적인 작가"라는 일단의 평가에 손색이 없다.

실제로 그는 얼마 전 아서 밀러, 솔 벨로, 토니 모리슨 등이 받았던, 미국의 권위 있는 문학상인 `전미 도서상`을 수상해 그에 대한 일부의 폄하를 깨끗이 씻어 냈다. 이는 이미 영화를 통해 검증된 대중성에 작품성의 인증을 의미한 것이다.

따라서 이번에 출간된, 그리고 앞으로 나올 그의 전집은 독자들에게 극적인 재미와 더불어 수준 높은 `읽는 맛`을 선사할 것으로 보인다. [북데일리 제성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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