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미와 돼지 이야기 훈훈한 감동
거미와 돼지 이야기 훈훈한 감동
  • 임채연 시민기자
  • 승인 2012.06.16 23: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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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데일리] <샬롯의 거미줄>은 어느 시골의 한 소녀 ‘펀’과 돼지 ‘윌버’, 거미 ‘샬롯’의 이야기이다.

펀은 또래 아이들과 달리 뛰어 노는 것이나 연애, 애교에도 관심이 없고 동물에 관심이 많은 여자 아이였다. 어느 날 새벽, 펀은 밖으로 나왔다가 아빠가 무녀리 돼지 한 마리를 죽이려는 것을 보고 아빠를 막았다. 그리고 돼지를 집으로 데려와 키웠고, ‘윌버’라는 이름을 지어서 정성스레 키웠다. 하지만 점점 윌버의 크기가 커지자 펀은 삼촌네 농장으로 윌버를 옮기기로 정했고, 매일 농장에 가서 윌버를 보러 왔다.

농장에는 말, 거위, 양, 쥐 등 수많은 동물들이 있었지만 그중 어린 윌버를 놀아 줄 동물은 없었다. 그때 샬롯이 다가왔다. 샬롯은 윌버가 베이컨이나 햄이 되는 봄돼지의 운명을 바꾸기 위해 노력했다. 자신의 거미줄에 윌버를 추켜올리는 여러 글귀를 써넣으며 윌버를 고기용 돼지로 쓰려는 사람들의 마음을 바꾸려고 하였다. 그리고 축제에 윌버를 나가게 하였지만, 윌버 대신 옆의 더 살이 풍만한 돼지가 상을 받게 되었다. 그곳에서 펀은 남자친구와 함께 축제의 재미를 느꼈다. 그리고 샬롯은 생을 마감했다. 샬롯의 알들은 윌버에게 옮겨져 새로운 탄생을 맞이하였다.

윌버는 전혀 신비하거나, 대단한 돼지가 아니었다. 단지 샬롯이 빛내 주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샬롯은 어린 윌버가 돼지의 운명을 알게 하고 싶지 않았고 꼭 겨울을 보여 주고 싶어 했다. 원래 봄 돼지들은 겨울 전에 죽임을 당하니까 말이다. 하지만 윌버는 고기용으로 쓰기에 가여웠다. 샬롯은 동정 반, 진심 반으로 윌버를 도와주었다.

글을 쓰는 거미라니, 사람들은 모두 놀라워했다. 하지만 놀라움도 잠시, 그것은 다시 사그라들었다. 신비하든 놀랍든간에 시간이 지나면 무관심 속에 덮여 버리기 마련이다. 거미줄에 쓰인 글귀는 윌버를 ‘고기’취급하는 이들의 고정 관념을 깨뜨렸고, 동물은 그저 동물이고 머리를 쓸 수도, 글을 알지도 못한다는 이들의 고정 관념 또한 깨뜨렸다. 그 점에서 샬롯은 여러모로 대단했다.

마지막에 윌버의 도움을 받았을 때 샬롯은 매우 고마워했다. 하기야 새끼들을 안전한 곳으로 옮겨주는데 고마워하지 않을 수 있을까. 어미들은 무조건 자신의 아기들부터 챙긴다. 자신이 힘들게 낳은 자식이니까, 또 다른 나이니까. 샬롯은 축제에서 싸늘하게 식었지만 그 안의 마음은 여전히 따뜻하다.

거미와 돼지라니, 정말 어울리지 않는 짝이다. 거미는 작고 돼지는 크고, 먹는 것도 다르고 사는 곳도 다르다. 하지만 둘은 돕고 도왔다. 샬롯은 아주 침착했고 상황을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도 알았다. 윌버를 진심으로 위했다. 윌버가 철부지 꼬맹이처럼 행동해도 샬롯은 모두 이해해 주었다. 단순하고 천진난만한 돼지가 고기로 쓰인다는 것을 샬롯은 차마 볼 수 없었을 것이다. 윌버가 진실을 알았을 때, 샬롯은 약속했다. 절대 그렇게 되지 않는다고. 꼭 겨울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샬롯은 약속을 지켰다. 윌버는 고기로 쓰이지 않고 돼지로 남았다. 세상에서 제일 대단하고, 착하고, 천진난만한 돼지로 말이다. <임채연 시민기자-여의도초등학교 6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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